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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호의 관광 개발 이야기] 지방 숙박시설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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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호 (사)한국관광레저학회 부회장 관광학 박사 / 코오롱글로벌(주) 레저사업본부 기획 담당
                고성호 (사)한국관광레저학회 부회장 관광학 박사 / 코오롱글로벌(주) 레저사업본부 기획 담당

한국 호텔 시장이 뜨겁다. 인바운드 관광객 회복세와 맞물려 주요 호텔의 객실 가동률은 빠르게 올라가고 있고, 객단가(ADR) 역시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도심 호텔이 사실상 “문만 열면 객실이 찬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질적인 영업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에비타(EBITDA) 마진율이 40%에 육박한다는 투자업계의 전망도 나온다. 국내 자본뿐 아니라 해외 자본까지 호텔 인수·합병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오피스나 상업시설을 숙박시설로 전환하는 부동산 컨버전도 활발해지고 있다. 숙박시설이 단순한 운영업을 넘어 매력적인 대체 투자처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렇다면 수요와 공급의 구조적 측면에서 한국 숙박시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 기준으로 2019년 방한 외래관광객은 약 1,750만 명이었고, 2025년에는 약 1,893만 명으로 증가했다. 2019년 대비 약 8%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숙박시설 공급은 훨씬 빠르게 증가했다. 2025년 기준 관광숙박시설 2,685개소에 생활형숙박시설 6,995개소를 더하면 총 9,680개소에 이른다. 이는 2019년 5,594개소 대비 약 73% 증가한 규모다. 수요는 8% 늘었는데, 공급은 70% 이상 폭증한 셈이다.

문제는 이 공급 증가가 전국의 숙박시장 경쟁력을 고르게 끌어올린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관광 수요와 투자 자본은 여전히 서울에 집중되어 있고, 지역별 숙박시장에는 뚜렷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실제 가동률에서도 지역 간 격차는 분명하다. 2024년 기준 전국 숙박시설 가동률은 약 67.9% 수준인 반면, 서울은 78.6%에 달한다. 부산은 65% 수준이고, 광주는 57% 수준에 머문다. 다시 말해 서울은 객실 수요와 투자 관심이 동시에 몰리는 시장이지만, 지방 중소도시는 공급 증가와 수요 정체 사이에서 운영 한계가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방 숙박시설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이미 해외에서는 기존 숙박업의 고정관념을 깨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에서 주목받고 있는 더 소셜 허브(The Social Hub)는 호텔, 학생 기숙사, 공유오피스, 커뮤니티 공간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호스피탈리티 모델이다. 기존 호텔이 여행객만을, 기숙사가 학생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이 모델은 한 건물 안에서 숙박·주거·업무·교류가 유기적으로 일어나도록 설계했다. 학기 중에는 학생들의 장기 계약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방학과 성수기에는 객실을 관광객에게 판매한다. 여기에 공유오피스 멤버십과 F&B 매출이 더해지며 계절성과 경기 변동에 상대적으로 강한 구조를 만들었다. 핵심은 시간대와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점이다.

또 다른 사례는 일본의 세카이호텔(SEKAI HOTEL)이다. 이들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문을 닫은 지방 상점가, 이른바 ‘셔터 거리’의 빈집과 유휴 점포를 활용해 마을 전체를 하나의 호텔로 만드는 분산형 마을 호텔, 즉 ‘알베르고 디푸소(Albergo Diffuso)’ 모델을 구현했다. 옛 기모노 가게는 세련된 리셉션 겸 카페가 되었고, 골목길 곳곳에 버려진 빈집과 지물포, 과자가게는 감각적인 객실로 재탄생했다. 이들은 객실에 거대한 욕조를 만드는 대신 투숙객에게 동네 주민들이 이용하는 전통 대중목욕탕, 즉 센토 이용권을 제공한다. 저녁 식사는 골목길의 노포 선술집에서 하도록 유도한다. 숙박시설이 마을의 일상과 상권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 것이다.

이 관점은 우리 지방 숙박시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방 중소도시에는 서울처럼 대규모 수요가 상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객실 자체의 고급화보다 지역의 일상, 골목, 시장, 목욕탕, 카페, 공방, 산책길, 축제, 로컬푸드, 주민의 생활 리듬을 숙박 경험과 연결해야 한다. 호텔 하나를 독립된 건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여러 자원을 연결하는 허브로 만들어야 한다. 빈집은 객실이 되고, 오래된 상점은 라운지가 되며, 동네 식당은 조식당이 되고, 목욕탕은 웰니스 시설이 될 수 있다.

결국 지방 숙박시설의 경쟁력은 컨버전과 복합화, 지역 상권과 주민 일상을 하나의 체류 이유로 엮어내는 데서 나온다. 단기적인 비용 절감과 가동률 개선에만 매달리기보다, 그곳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찾아야 한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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