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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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올해 상반기 여행업계에는 한숨이 가득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는 유가를 치솟게 했고, 환율까지 고공행진 압박하며 여행 소비 심리를 위축시켰다. 비상경영을 선포한 항공사들과 한시적 주 4일 단축근무에 들어간 중견 여행사의 소식은 여행업계 종사자들에게도 불안감을 더했다. ‘한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 대비 왜 자꾸 줄어드는지’에 대해 매일 본청에 리포트를 올리고 있다는 어느 외국 관광청 관계자의 푸념과 경쟁사들의 4~9월 출발 상품 예약 실적을 알음알음 파악한 뒤 “우리만 부진한 게 아니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는 어느 여행사 대표의 고백은 여행업계의 초조하고 답답한 마음을 대변했다.
그리고 최근 드디어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풀리는 해빙기를 맞이했다. 그런데 막상 여행업계 현장의 공기는 기대감과 함께 묘한 불안감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마침내 불확실성 구름이 걷히고 그동안 움츠려있던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지배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악재가 사라졌는데도 실적이 안 나오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이 싹을 틔웠다. “어쩔 수가 없다”는 핑계가 사라졌으니 어쩔 수가 없다.
실제로 중동발 리스크라는 대외적 불확실성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작용했지만 모두 같은 시간을 보내진 않은 듯하다. 이익률이 좀 떨어지더라도 이원구간 판매를 늘리며 박리다매로 역대 최대 월별 매출을 기록했다는 중동 항공사가 있었고, 이 와중에 환차익으로 기타 수익을 늘렸다는 랜드사도 있었으며, 상품 기획과 시스템 개발을 이어가며 묵묵히 다음 스텝을 준비했다는 여행사도 있었다. 그 틈을 비집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무기로 더욱 존재감을 키운 글로벌 OTA들도 있었고 말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종전 소식에도 누군가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하반기에는 과연 누가, 어떤 무기로 존재감을 드러낼까? 어쩌면 누군가에게는 더 잔인한 결과가 기다릴지도 모르겠다. 기대와 함께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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