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성혁 호 관광공사’ 순항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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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박성혁 신임 사장이 새해 시작과 함께 부임했다. 2년 동안 비어있던 자리였던 만큼, 신임 사장을 향한 관심과 기대는 작지 않았다. 제일기획 출신의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라는 이력은 관광 전문성 측면에서는 다소 의문을 낳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관광산업에 새로운 시각과 전략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졌다. 관 출신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는 점만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여행신문 역시 그의 임명 소식과 취임식, 취임 이후 행보를 빠짐없이 기사로 전해왔다. 관광공사 홍보실에서 배포한 보도자료에 기반한 보도였지만, 큰 아쉬움은 없었다. 조만간 기자간담회나 공식 석상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비전과 전략을 직접 들을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대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무너졌다. 박 신임 사장의 첫 기자간담회가 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지만, 여행신문은 참석하지 못했다. 관광공사는 여행신문을 비롯한 여행 전문지와 소규모 언론을 배제한 채 대형 일간지·종합지 중심으로만 초청 대상을 제한했다. 사무실 바로 코앞에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는 사실조차 행사 종료 후 홍보실에서 배포한 ‘신임 박성혁 사장 기자간담회 개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서야 알 수 있었다. 모든 기자를 초청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 다만 사정이 있었다면, 최소한 사전이나 사후에 간단한 안내라도 있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적어도 뒤늦게 사실을 접하며 느낀 허탈감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날 초청받지 못한 여행 전문지와 소규모 언론, 그리고 해당 분야를 오래 취재해온 기자들 역시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여행 전문지는 어떤 존재인가. 여행·관광업계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취재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전달하며, 정책과 산업 현장 사이의 틈을 메워온 매체다. 단지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여행 전문지를 소통의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곧 업계와 현장의 목소리를 뒤로 미루는 것과 다르지 않다. 현장과의 호흡이 빠진 정책과 사업은 결국 현실과 어긋날 수밖에 없다. 관광공사의 원주 이전 이후, 업계에서는 지리적 거리뿐 아니라 정책과 사업 전반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혹시 이번에 관광공사가 보여 준 선택적 소통과 차별적 관계 정립의 결과물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만약 규모와 파급력만을 중요시한다면 향후 정책과 사업 역시 양적 확대와 외형적 성과에만 치우치고 정작 현장의 절박한 요구에는 소홀해지는 방향으로 흐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은 박 신임 사장이 제시한 청사진에서도 엿보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언론들은 한결같이 ‘2030년 방한 외래객 3,000만 명 유치’라는 기존 목표를 박 사장의 임기 내인 2028년까지 앞당겨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전면에 내세워 보도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K-컬처에 대한 세계적 관심에 힘입어 역대 최다인 2,000만 명의 외래객을 유치했다. 여기서 50% 이상을, 그것도 3년 안에 늘리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가능하다 하더라도 그것이 바람직한 방향인지는 냉정한 검토가 필요하다. 항공 공급 여력, 숙박 인프라, 지역 분산, 주민 수용성, 지속 가능성, 관광 소비의 질적 수준 등에 대한 충분한 고민 없이 숫자와 속도만 앞세운 접근이라면 위험할 수밖에 없다. 조급한 양적 확대에 매몰될 경우, 관광의 질과 내용 면에서는 오히려 후퇴하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2028년이라는 시간표와 3,000만 명이라는 양적 목표에만 집중한 나머지, 작고 사소하지만 반드시 보듬어야 할 현장의 디테일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날 함께 발표한 ‘2026년 관광공사 10대 대표사업’에서도 당연한 듯 아웃바운드 부문을 배제한 점 등 아쉬운 대목들도 눈에 띄지만, 굳이 일일이 문제 삼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초청받지 못해 감정이 상한 것도 아니다. 여행신문은 그저 ‘박성혁 호 관광공사’가 현장과의 호흡 속에서 안정적으로 순항하길 바랄 뿐이다. 업계의 크고 작은 목소리에 차별 없이 귀 기울이는 정책, 그것이 새 수장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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