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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스토리] '후지산의 마법'...스코어 망가져도 감동적인 여운 남긴 후지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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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조회 10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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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을 가장 가까이서 보는 골프장
골퍼들 스윙은 뒷전, 사진찍기 바빠
어느 홀에서든 막 찍어도 ‘인생샷’
페어웨이 그린 등 코스 관리도 최상급

일본 시즈오카·야마나시현 글·사진=안인석 기자 busanguy@traveltimes.co.kr

“스윙 스피드보다 셔터 스피드가 더 빨랐다.” 후지클래식을 다녀온 골퍼라면 이 말에 무조건 공감한다. 골프장이 아닌 거대한 풍경 속에 서 있는 느낌!

후지클래식 티박스에 서면 장엄한 후지산에 시선을 뺏겨 클럽보다 카메라를 먼저 들게 된다. / 안인석 기자
후지클래식 티박스에 서면 장엄한 후지산에 시선을 뺏겨 클럽보다 카메라를 먼저 들게 된다. / 안인석 기자

코스를 지배한 건, 후지산의 완전한 실루엣

일본 시즈오카현 고원지대에 자리한 후지클래식은 일본 골프장 중에서도 ‘후지산 조망’이라는 압도적 풍경으로 유명하다. 후지산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골프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웅장한 자태를 온전히 마주하는 날은 드물다. 구름에 가려 하루 종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하늘은 특별했다. 차가운 공기 속에 구름 한 점 없이 트인 시야. 후지산의 완전한 실루엣이 라운드 내내 코스를 지배했다. 이날의 후지클래식은 ‘행운’이라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후지클래식은 거의 모든 홀에서 후지산 조망이 가능하다. / 안인석 기자
후지클래식은 거의 모든 홀에서 후지산 조망이 가능하다. / 안인석 기자

후지산에 마음을 빼앗긴 라운드, 어디서든 인생샷

후지클래식으로 향하는 길, 차창 밖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녹차밭의 초록물결이 펼쳐졌다. 그리고 도로 사이사이에서 얼핏얼핏 모습을 드러내는 후지산의 실루엣. 골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이미 가슴이 먼저 뛰었다. 골프장에 들어서자, 클럽하우스나 페어웨이 전경보다는 후지산이 먼저 눈길을 잡아끌었다. 라운드 준비는 뒷전이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연신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 압도적 존재감은 사진보다 더 사진 같고,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풍경이었다.

후지클래식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방문객을 맞는 휘장. / 안인석 기자
후지클래식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면 방문객을 맞는 휘장. / 안인석 기자
후지산의 마법에 걸린 골퍼들은 홀마다 코스를 어떻게 공략할까 생각하기보다 후지산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사진으로 남길까 고민한다. / 안인석 기자
후지산의 마법에 걸린 골퍼들은 홀마다 코스를 어떻게 공략할까 생각하기보다 후지산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사진으로 남길까 고민한다. / 안인석 기자

첫 홀 티박스에 서는 순간, 스윙 루틴을 점검하려던 손은 어느새 카메라를 찾고 있었다. 잔디 위로 길게 드리워진 산의 그림자, 능선의 선명한 라인, 고요한 설산의 흰빛…. “솔직히 말해, 코스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페어웨이 폭도, 벙커 위치도, 핀 포지션도 기억이 흐릿하다. 다만, 후지산의 선명한 자태를 마주한 순간만큼은 또렷하게 남아 있다. 후지클래식은 그만큼 ‘풍경이 플레이를 압도하는 골프장’이다. 볼을 따라가는 시선보다 산을 향한 감탄이 더 잦아지는 곳. 심지어 동반자의 스윙보다 후지산의 각도가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홀 하나하나가 후지산의 다른 프레임처럼 느껴졌다. 왼쪽에서, 정면에서, 살짝 비틀어진 각도에서. 마치 산이 동반자처럼 따라다니는 느낌이었다. 어디에서 찍어도 인생샷이 나왔다. 사진첩을 열어보면 다른 어떤 곳보다 풍경이 더 많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일본의 명문 골프장답게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는 최상이다. 유리알처럼 정돈된 그린에서 골퍼들이 롱퍼터를 하고 있다. / 안인석 기자
일본의 명문 골프장답게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는 최상이다. 유리알처럼 정돈된 그린에서 골퍼들이 롱퍼터를 하고 있다. / 안인석 기자

뛰어난 코스 관리, 난이도는 평이

후지클래식의 18홀은 미국의 코스 설계가 데스먼드 뮤어헤드가 디자인했다. 일본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후지산 36경’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각 홀은 단순히 난이도 조절을 넘어서, 후지산을 어떤 각도로 바라보게 할 것인가를 중심에 둔 구성처럼 느껴진다.

경관이 워낙 눈을 사로잡았지만, 코스의 기본적인 완성도 역시 뛰어났다. 고원지대 특유의 단단한 페어웨이 컨디션, 균일한 그린 스피드, 부담스럽지 않은 러프,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며 플레이는 무리 없이 진행됐다. 그린은 전체적으로 크고 언듈레이션이 살아 있다. 숲이 빽빽한 일본 특유의 산악 코스와 달리 지나치게 답답하지 않고, 링크스처럼 열린 구간과 구릉지형이 섞여 있어 시야가 넓게 트인다.

후지클래식이 일본의 길고 전통적인 코스들과 달리 과도한 트릭이나 극단적인 난이도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골퍼들은 풍경을 여유 있게 즐기며 라운드하기 좋은 코스라는 평가를 내린다. 하지만, 이 편안함은 또 다른 함정이기도 하다. 코스가 어렵지 않기에 오히려 시선을 골프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후지산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라인 읽기와 샷 매니지먼트는 서서히 뒤로 밀려난다.

후지클래식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홀의 전경. 그린을 둘러싼 워터해저드와 벙커가 인상적이다. / 안인석 기자
후지클래식의 시그니처홀인 파3 17번홀의 전경. 그린을 둘러싼 워터해저드와 벙커가 인상적이다. / 안인석 기자

후지클래식의 시그니처홀은 단연 파3 17번이다. 티박스가 높고 그린이 한 단계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아일랜드 구조로, 호쿠사이의 걸작 ‘가나가와의 큰 파도’를 모티브로 만든 홀로 유명하다. 바람이 방향을 조금만 바꿔도 볼 궤적이 크게 흔들리는 만큼 클럽 선택이 까다롭다. 그린 앞뒤로 버틴 긴 벙커와 그린을 감싼 워터헤저드가 심리적 압박을 더한다. 그린 뒤로 펼쳐지는 후지산의 라인은 이 홀을 단순한 ‘난이도 높은 파3’가 아닌 하나의 장면으로 만든다.

후지클래식이 남긴 한 문장

흔히 라운드를 마치고 나서 스코어카드를 펼쳐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오늘 내가 어떤 홀에서 파를 했지?’ 하지만 후지클래식을 다녀온 뒤에는 그 질문이 의미가 없다. 남아 있는 것은 오직 하나. “스윙보다 셔터 누르기에 더 바빴던 하루.” 그리고 그날 찍은 한 장의 후지산 사진이 모든 라운드 기록을 대신해 준다. 후지클래식은 단순한 골프장이 아니었다. 하늘이 열리고, 바람이 멈추고, 산이 모습을 드러내며 여행자에게 특별한 한 페이지를 선물해 주는 공간이었다.

시즈오카의 또다른 명문 하마오카코스 골프장. 바닷가 인접해서 탁트인 개방감이 있다. / 안인석 기자
시즈오카의 또다른 명문 하마오카코스 골프장. 바닷가 인접해서 탁트인 개방감이 있다. / 안인석 기자

시즈오카의 또다른 명문 하마오카코스&호텔

후지산의 기운이 가득한 후지클래식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이동하면, 시즈오카컨트리그룹 소속의 하마오카 코스&호텔을 만난다. 골프장 속에 호텔이 결합한 곳이다. 골프장은 다카마츠 코스와 오가사 코스 2개로 18홀 규모다. 몇몇 홀에서는 바다 조망도 가능하다. 코스는 단순하지 않다. 티박스와 그린 사이의 고저차, 오르막·내리막 경사, 은근한 언듈레이션이 반복되며 입체적인 공략을 요구한다. 좌우로 꺾인 도그레그홀도 난도를 높인다.

하마오카코스 역시 관리 상태가 최상급이다. / 안인석 기자
하마오카코스 역시 관리 상태가 최상급이다. / 안인석 기자

페어웨이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홀과 반대로 오르막으로 치고 올라가는 홀이 적절히 섞여 있어 재미를 더한다. 바다는 멀리서 보이지만 바람은 결코 멀지 않다. 멈췄다가 다시 휘몰아치고 종잡을 수 없다. 후지클래식에서 산의 고요함을 느꼈다면, 타카마츠 코스에서는 태평양의 개방감, 지형이 만들어내는 언듈레이션 리듬, 바람이 더해주는 변수, 이 세 가지가 라운딩을 다른 방식으로 채워준다. 페어웨이와 그린의 관리는 아주 잘 되어있다. 명문으로 손꼽히는 후지클래식에 못지 않다. 코스 관리만 놓고 본다면 하마오카가 한수 위다.

시즈오카 컨트리 하마오카코스&호텔의 전경. / 안인석 기자
시즈오카 컨트리 하마오카코스&호텔의 전경. / 안인석 기자

[여행 팁] 시즈오카, 골프와 관광까지 결합한 매력

시즈오카는 일본에서 손꼽히는 녹차 산지다. 공항과 시내를 잇는 도로 곳곳엔 차밭이 끝없이 이어지며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골프를 마치고 이동하며 바라본 초록빛 차밭과 후지산의 조합은 ‘골프+관광’이라는 시즈오카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엄밀하게 말하면 후지클래식은 시즈오카현 소속이 아니다. 야마나시현에 속한다. 하지만 시즈오카 공항을 이용해 흔히 시즈오카 골프여행에 포함한다. 인천에서 시즈오카 직항이 있어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공항에서 후지클래식까지는 차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골프 여행을 계획하는 한국 골퍼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동선이다.

부산에서 시즈오카를 가기는 조금 불편하다. 나리타공항을 거쳐 차량으로 3시간 가량 이동해야 한다. 에어부산이 내년 3월 전세기를 띄울 예정이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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