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지속 가능한 여행의 시작, 타이중에서 발견한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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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중부에 자리한 관문 도시 타이중은 풍부한 관광 자원과 생활 인프라를 바탕으로 아시아의 지속가능한 관광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인천)과 부산에서 직항 노선으로 연결되는 이곳은 700만 명 규모의 중부 지역 관광 네트워크를 잇는 핵심 거점이기도 하다. 타이중의 관광 경쟁력은 자전거 산업과 친환경 교통 인프라, 공공 문화 시설, 해양 생태 콘텐츠 등 도시의 일상과 맞닿은 자원에서 비롯된다. 산업 유산과 생활 문화, 환경 교육을 관광 콘텐츠로 확장해 온 타이중은 지속 가능한 여행지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 페달 위에서 그리는 녹색 미래
-자전거 문화 탐색관
타이중은 글로벌 자전거 산업의 핵심 기지이자, 자전거 문화가 도심 인프라에 깊게 뿌리내린 도시다. 그 중심에 자리한 ‘자전거 문화 탐색관’은 타이중이 자전거라는 산업 유산을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인 관광 콘텐츠로 탈바꿈시킨 현장이다.

전시관에 들어서면 인류가 더 빠르고 편안한 이동을 위해 거듭해 온 고민을 시각적으로 마주하게 된다. 초창기 45kg에 달했던 투박한 나무 자전거부터 현대의 첨단 카본 프레임에 이르기까지 자전거의 기술적 진화 과정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과거 여성들의 편의를 고려한 설계나 삼각형 구조를 활용해 차체 강도를 높인 기술 등은 자전거가 공학의 집약체로 발전해 왔음을 증명한다. 관람객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주행 환경을 직접 설정해보는 체험을 통해 자전거의 기술적 가치를 몸소 느끼며, 자전거가 도시의 녹색 교통과 지속가능한 관광을 이끄는 핵심 동력임을 실감하게 된다. 자전거 문화 탐색관은 이처럼 자전거 산업 유산을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관광 콘텐츠로 탈바꿈시킨 현장이다.

대만 자전거 산업의 성장 전략은 산업적 측면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과거 2000년대 산업 이전의 위기 속에서 자이언트 그룹을 필두로 한 대만 기업들은 저부가가치 생산을 무작정 해외로 떠넘기는 대신, 기술 고도화와 부품 표준화를 위해 상하위 업체들이 긴밀하게 상생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결과 대만은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을 주도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국이자, 글로벌 브랜드의 핵심 부품을 책임지는 공급처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현재 대만은 섬 전체를 일주할 수 있는 완벽한 자전거 도로망을 갖추고 있으며, ‘YouBike’ 등의 대중교통 카드시스템을 통해 30분 내 무료 반납이 가능한 공유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러한 인프라 덕분에 2,350만 대만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자전거 이용 카드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자전거는 대만의 일상이 되었다. 자전거를 잘 모르는 여행객이라도 이곳의 전시와 체험을 거치고 나면, 타이중 거리를 경쾌하게 달리는 공공 자전거들이 전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것이다.
■ 자연과 예술의 새로운 연결
-타이중 그린 뮤지엄브러리
미술관과 도서관을 하나로 통합한 대만 최초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세계적인 건축가 그룹 SANAA(세지마 가즈요·니시자와 류에)가 12년에 걸쳐 완성한 역작이다. 이들이 진행한 문화시설 프로젝트 중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8개의 대형 정육면체 매스가 살짝 떠 있는 듯한 독특한 형태로 조화롭게 연결되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공원과 건물의 경계를 허무는 구조적 실험도 흥미롭다. 알루미늄 메탈 메시로 감싼 이중 외피 덕분에 빛과 바람이 공간을 자유롭게 관통하며 투명하고 가벼운 인상을 준다. 기계적인 에어컨 바람 대신 자연의 호흡이 건물 안팎을 넘나들도록 설계된 친환경 구조는 방문객에게 숲속에 머무는 듯한 청량함을 선사한다.

완만하게 구부러진 콘크리트 광장과 그늘진 차양 통로를 따라 내부로 들어서면, 메인 진입부에서 빛을 활용한 한국 작가 양혜규의 설치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건축가들은 미술관과 도서관을 굳이 한 그릇에 담은 이유에 대해, 어릴 적 도서관에는 편히 머물 공간이 부족했고 미술관에는 배경지식이 없어 아쉬웠던 기억에서 출발했다고 고백한다. 지식과 영감이 분리되지 않고 “배움과 경험이 함께 이루어지는 공간”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철학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과 공존하려는 일본적 자연관을 반영해 공간 전체에 곡선과 순환 구조를 심었고, 대만 특유의 기후를 고려한 차양 디자인 등 현지 건축 요소도 영리하게 덧입혔다. 100만 점이 넘는 지식의 아카이브와 대만에서 가장 높은 27m 규모의 미술 전시관을 품은 채, 옥상의 ‘컬처 포레스트’ 정원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동선은 사람과 도시, 예술과 자연 사이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고 있다.
■ 푸른 바다와 생태를 지키는 약속
-타이중 해양관
타이중 해안가, 강물이 바다와 만나는 지점에는 물의 여정을 담은 '타이중 해양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타이중의 강에서 세계의 바다로’라는 주제를 내걸고, 물이 산에서 바다로 흐르는 자연의 서사를 관람객과 공유한다.

전시장에 마련된 와인잔 형태의 수조들은 강물의 여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상류에서 하류로 갈수록 단차가 낮아지는 수조들은 각 구간마다 특정 어종을 전시하는데, 물길의 최하단인 하류 구역에는 여러 종의 물고기가 한데 섞여 있다. 이는 사람들이 키우던 물고기를 하천에 무분별하게 방류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타이중 해양관은 방류된 생명들을 수용해 보호하고 있으며, 무심코 버려진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생태계 보전의 메시지를 전한다.

대만 최초의 개방형 펭귄 전시 구역인 수중 통로를 지나며 펭귄이 머리 위와 옆으로 힘차게 헤엄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관찰하고, 360도로 조성된 상어 터널을 통해 바닷속을 직접 거니는 듯한 생동감을 만끽할 수 있다. 자체 실험실에서 직접 번식하고 양육한 20여 종의 해파리 전시는 해양관의 전문성을 잘 보여준다.
-오쿠마 센터
해양 보전의 서사는 대만 최대 규모의 낚싯대 제조 산업 중심지라는 특징을 영리하게 풀어낸 '오쿠마(O-Kuma) 체험 센터'로 이어진다. 이곳은 낚시 문화의 기술적 성취와 해양 보전의 가치를 동시에 전달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해양 쓰레기 문제와 지속 가능한 어업, 그리고 해양 생태계 보전에 관한 교육적 콘텐츠가 체계적으로 전시되어 있다. 가장 큰 매력은 체험형 전시를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이다. 방문객은 가상 낚시 시스템을 통해 실제 바다에서 대형 어종을 낚는 듯한 생생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들은 놀이처럼 낚시를 즐기면서 해양 생태계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는데, 이러한 구성은 관광객이 즐거움을 느끼는 동시에 환경 문제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특히 바다에서 수거한 폐플라스틱과 해양 쓰레기를 활용한 전시물은 시선을 사로잡으며, 굴 껍데기를 재활용해 만든 컵 받침 제작 체험은 관광 기념품인 동시에 환경 보호의 가치를 전하는 매개체가 된다.
■ 스마트 관광과 공유가치, 제10차 TPO 포럼
이번 여정의 배경이 된 ‘제10차 글로벌도시관광진흥기구(TPO) 포럼’은 오는 9월16일부터 18일까지 타이중 린 호텔(The Lin Hotel Taichung)에서 개최된다. 타이중시정부와 TPO 사무국이 주최하는 이번 포럼은 ‘지속가능한 관광도시: 스마트 관광과 공유가치’를 주제로 열린다.
디지털 혁신과 책임 있는 관광 거버넌스를 결합하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참가자들은 스마트 기술 활용, 환경적 지속가능성, 지역사회 참여를 기반으로 한 관광 모델 구축 방안을 논의한다. 이는 타이중시가 추구하는 ‘행복한 타이중, 지속가능한 관광도시’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 3일간 진행되는 포럼은 정책 설명회, 17일 개막식에 이어 진행되는 세션과 MICE 라운드테이블, G2B·B2B 상담회 등으로 구성된다. 이번 포럼은 아시아 주요 도시들이 관광 정책을 교류하고, 타이중이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로서 축적해 온 도시 인프라와 관광 역량을 국제 무대에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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